전달후기무드등 선물 - 조은열매요양원

기부자 : 세상아이 개인/단체 봉사자

수령기관 : 조은열매요양원

수령품목 및 수량 : 무드등 20개


수령자 반응


"어머나, 세상에, 이런 게 어디서 났어?" 무드등을 처음 보신 어르신들의 공통적인 반응이셨습니다. 작은 촛불 모양의 등이 상자 안에 들어서 불을 밝히는 것도 놀라워하시고, 등 안의 한지를 이용한 무늬들도 신기하게 보셨습니다. 너무 신기하게 구경하실길래 "한 번 뜯어서 어떻게 만들었나 볼까요?" 하고 여쭤보니, "아니야, 예쁜 것들은 멀리 두고 간직하는거야."하시며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무드등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어르신께서 입었던 옥, 어르신께서 드셨던 음식 등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또한 살아오셨던 시간 속에서 느꼈던 마음이나 감정들을 함께 나눠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받은 무드등을 머리맡에 걸어두시거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가까이 두고 생활하십니다. 밤이 되어 은은하게 무드등의 불빛이 방안을 채우면 어르신들께서 두런두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서로에게 털어놓으십니다. 무드등의 불이 켜질 때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기도 합니다. 

무드등을 보자마자 "봄 춘, 여름 하, 가을 추, 겨울 동"하며 글씨부터 읽으시며 "이렇게 예쁜 걸 누가 만들어 준거야?"하시며 등을 켜보기도 하고 꺼보기도 하셨습니다. "예쁘다"라는 말을 연거푸 반복하시더니 무드등에 쓰인 한자를 따라 써 보시는 일에 몰두하고 계십니다. 무드등이 도착한 뒤로 어르신께서 같은 모양의 무드등을 직접 만들어 친지와 자녀분들에게 드리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무드등의 불이 켜지자 어르신께서 깜짝 놀라시며 박수를 치십니다. "세상에!" 하시며 무드등을 하루종일 가까이 두고 계십니다. 그림을 가리키며 다른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시고, 온통 볕이 환한 대낮에도 등을 켜 좋아하는 어르신들이 걸어가는 길을 비춰주기도 하십니다. 소중한 사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진심,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고 어르신과 무드등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무드등을 받고 조심스럽게 등을 켠 어르신께서는 한참동안 불빛을 바라보고만 계셨습니다. 어르신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해서 여쭤보았더니,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다대고 말씀하십니다. "쉬, 소원을 빌고 있는 중이야." "어르신, 소원이 많으시구나~ 이렇게 오래 비시는 걸 보니." 했더니 "아니, 하늘나라까지 가야 하니까 한가지 소원을 여러번 말하는거야. 거기까지 안들리면 안되니까." 어르신의 소원은 "여보, 사랑하오"였습니다.


입소 나흘째인 어르신께 무드등을 전해드렸습니다. "이렇게 예쁜 걸.. 고마워요."라며 얼굴을 뵐 때마다 인사를 하셨습니다. 그 후 어르신께서는 다른 입소자들을 볼 때마다 무드등을 보여주며 먼저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셨습니다. 낯선 곳에서 첫 친구로 시작해, 두번째 세번째 친구들을 만들어 준 무드등은 어르신의 보호자가 전달해준 빨간색 카네이션 곁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수령기관 담당자 소감


세상아이의 무드등은 어르신들의 인지, 여가 프로그램에 도움이 됩니다. 무드등을 보고 등잔불이나 댕기등을 떠올리시며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인지 자극이 이뤄지고, 그 다음 회차의 회상 프로그램 시간에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질환의 특성상 단기 기억력 저하로 불안을 느끼기도 하시는데 무드등을 보며 나눴던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알고있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으로 친밀감을 느끼며 심리적 안정을 찾기도 하십니다. 애정을 가진 물건의 경우 치매를 가진 어르신의 불안과 초조를 잠재우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정성으로 만들어진 무드등이 어르신의 애착등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